2001

심용섭 목사

 

나는 목회 10년(1990), 결혼 10년을 맞았다(1991). 목회 10년이나 결혼 10년이나 모두 인생 최대의 충격이요, 험한(?)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때문에 이해와 인식의 지평이 넓어진 축복도 있었다. 교인을 돌보며,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돌보며 교회와 가정을 꾸려오는 과정에서 경험되는 숱한 역기능들을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으며 배우고 체득한 진리(?)는 이제 어느 정도 돌팔이 정신과 의사(?) 쯤은 된 듯하다고 여겨질 때, 문득 두려움이 다가옴을 느꼈다. 나의 좁은 경험과 편견으로 사람을 이해하는 폭이 오히려 좁아지고 있지는 않은지, 내 경험과 인식이 검증되고 있는 지에 의심을 갖게 되었다. 학문적이며 공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고 교인이나 가족들을 돌볼 때 위험한 치료행위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며 전문적인 과정을 거치고 검증을 거친 목회적 돌봄을 위해 공부를 시작한다. 


사실 신학수업 6년을 마치고 들어선 목회 현장은 너무나 당황스러운 곳이었다. 교회는 신학토론의 장에서 만나보지도 못한 현상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교회는 결코 교과서나 신학서적에서 등장한 적이 없는 사건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교회는 다름 아닌 사람과 사람이 만나 부딪히고 아파하고 울고 웃으며 만들어가는 세상이었다. 교회는 언제나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는 곳이다. 교회를 목회하는 목사는 남감한 처지에서 고민하며 캄캄한 어둠의 벽 앞에서 전전긍긍하기도 하면서 기도에 메달여야 하는 시간이 얼마나 많은 지 모른다. 이렇게 목회 10년을 해 왔다. 무엇이 무엇인 지도 모른 채 헤매며 길고 긴 길을 돌아 돌아 온 느낌이다. 이제는 지난 10년을 거울 삼아 새로운 10년을 더 알차게 준비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좀더 건강하고 바른 교회와 가정을 이루어가기 위하여 나 자신을 좀더 건강하고 바르게 세워야 한다는 명령을 듣는다. 나는 지난 목회 10년을 돌아보며 다음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도구로 목회 상담 치료 전문화 과정을 택하게 되었다. 지난 목회 10년의 울고 웃은 시간을 이 관점에서 정리하며 검증하고 나 자신을 치유하고 훈련하는 과정으로 삼고자 한다. 


지금 우리 시대는 위기의 시대이다. 은퇴하시는 목사님들의 입에서 당신들에 비하여 “우리가 목회 하던 시대는 행복한 시대였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쉽게 들을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오늘 시대는 위태롭고 복잡한 시대를 반증하는 것이라 믿는다. 교회가 위태위태하고, 가정이 위태위태하다. 이혼율 50%에 육박하는(2000년 서울 이혼율-법정판결만- 35%) 시대에 가정은 이미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그대로 교회 안에 반영되기 마련이다. 목회자는 이러한 민감한 문제에 지혜롭게 대처하지 않으면 목회가 공허한 메아리로만 끝나는 독백이 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건강하고 바른 목회가 되려면 복잡하기가 이를데 없는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요구된다. 따라서 목회 10년의 경험을 토대로 심리학적 접근과 치유법을 체험하고 목회에 적용하며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얻고자 한다. 그래서 나는 이 학업을 목회 10주년, 결혼 10주년 기념이라고 부른다. 더 건강하고 더 진보된 목회와 가정을 이루기 위한 새 출발이 되기를 기도한다.(2001.2.15. )